2009. 5. 8.

Prince - [MPLSoUND]




"Lotus Flow3r/Mplsound/Elixer" (Prince)


요새 들어 Prince를 꽤 많이 듣는다. 한달 전 Prince의 신보 MPLSoUND를 아이팟에 넣어두고 한 번도 아이팟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매일 집에 오는 버스에서 "U're Gonna C Me"를 듣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는 사실 Prince를 좋아하긴 하지만 푹 빠져있다고 생각치는 않는다. 다만 그저 나의 삶이 되었다는 것이다. 어제 한 친구와 음악 이야기 중에, 음악을 통한 교감이 없이는 연애도 별로라는 말에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모르겠다 이 포스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나도. 어쨌든 계속 가보자. 그 친구와의 대화에서 내가 가장 동감했던 부분은 다른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더라도 음악 자체를 좋아하는 마음끼리는 어딘가 통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사실 어떤 음악이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면 할 이야기가 많아지고, 내가 이해받을 수 있다는 점에 흥분한다. 이런 건 비단 음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어떤 작가를 좋아하거나, 어떤 음악을 좋아하거나,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거나 등등 무언가 공유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는 가까워지기가 쉽다. 소개팅 자리에서 무언가 공통점을 찾으려고 질문을 퍼붇지만 아무런 연결 지점을 찾을 수 없을 때의 허탈함이란.


그러고보면 나는 무엇이든 음악과 연결시키려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사람을 음악과 매치시키기도 하고, 책을 읽을 때에도 문자들 사이에서 음악을 듣는다. 수학자들이 우주에서 수를 읽으며 그 완벽함에 감탄하듯, 나는 음악을 듣고 느끼고 생각하며 환희한다. 예전에는 음악에도 질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철저히 믿곤 했다.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직접 받은 싸인까지 찢어버렸던 소녀시대까지 좋아하게 된 마당에 알량한 자존심이 웬말이냐. 그저 심심할 때 흥을 돋궈주고, 울고플 때 나를 울려주고, 멍때릴 때 생각에 잠기게 해주면 그만인 것을.


나는 항상 변한다. 당신도 변하고, 그도 변하고, 그녀도 변하고, 모든 것이 변한다. Prince는 물론이거니와 내가 죽고 못살았던 Prodigy의 음악도 변한다. 파형은 변하지 않겠지만 내가 변하니 내게 그 음악이 주는 의미도 변할 밖에. 지금 2009년 5월, 논현동에서 집까지 매일 반복되는 귀가에서 나와 함께 해주는 "U're Gonna C Me"는 이제 포근함을 가져다 준다. 나는 앞으로도 이 곡을 들을 때면 지금을 떠올리겠지. 이제 막 더워지려고 하는 5월과, 그래도 저녁의 상쾌한 공기, 가로등 불빛에 비친 녹색 느티나무 잎을. 기억에서의 투명도는 높아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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