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7.

Klazz Brothers & Cuba Percussion - [Classic Meets Cuba]

Klazz Brothers & Cuba Percussion

2007년 5월 29일
중학교 다닐 무렵 Vanessa Mae를 통해 크로스오버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던 것 같은데 당시의 충격과 열광은 사라지고, 이제 크로스오버는 제게 '식상'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제가 접한 크로스오버(Crossover) 음반들은 많은 경우 각 장르의 본연의 특징을 잃고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실패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차에 친구의 소개로 이 앨범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 앨범은 제게 다가와 10여년의 식상감을 불식시켰습니다. 클래식과 쿠바음악의 만남이었죠. 기존의 크로스오버 음반(물론 제가 들어본 것에 한정해야겠죠)과는 차별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차별성이란 기존 크로스오버라는 범음악적 현상이 단순히 서로 다른 장르간의 만남에서 그쳤던 것에 반해 Klazz Brothers와 Cuba Percussion은 이 앨범이 그 만남의 장이 되어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는 데 있었습니다. 

요즘 공부하고 있는 라틴 음악의 현대적인 혼종성의 한 예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뜨거운 생명력을 가진 전혀 새로운 음악의 탄생을 목도한 기쁨을 느꼈다고 할까요.

iTunes 라이브러리에서 앨범 전체에 과감히 별다섯개를 주었습니다. 그래도 꼭, 굳이 추천을 하자면 2번 트랙과 6번 트랙을 꼽고 싶네요. 2번 트랙은 브람스의 <헝가리무곡>을 편곡한 것으로, 편곡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줄 수 있는 곡이고 6번 트랙은 바흐의 를 편곡한 것으로 도저히 어디에도 타악기가 끼어들 수 없을 것만 같은 원곡에 쿠바 퍼커션이 사르르 녹아있습니다. 

2011년 4월 27일
그들에게 탐닉하던 게 어느덧 4년 전 일이군요. CD를 여러장 사서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그들의 음악을 떠나있던 지난 날들에도 마음 어디엔가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럴 때마다 때가 아니었는지, 그들의 음악에 다시 불타오르지 않았습니다. 때가 있나봅니다. 문득 든 생각에 그들의 곡을 찾아 듣고 있노라니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던 2007년 봄의 나날들과 오늘이 묘하게 겹치는군요. 예감이 좋은 하루랄까요. 사랑이 문득 찾아올 것만 같은 떨림. Carmen Cubana(쿠바의 카르멘)이라는 제목의 13번 트랙이 끌리는 하루입니다.






아래는 이 앨범의 트랙 목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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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1. 즐겨듣던 앨범이긴 한데,
    앨범의 가치를 다시 한번 보고
    2번, 6번, 13번을 다시 한번 듣게 하는 포스팅이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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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같은 음악이, 같은 영화가, 같은 소설이 시간이 지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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